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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프랑스 외노자 면접 썰 (3)

by 서마르코 2025. 5. 23.

크리스마스가 끝나자 마자, 나는 A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그렇다. 첫 번째 이직의 기로에 선 것이다. HR은 합격을 축하한다는 메일과 함께 몇 가지 내게 제공될 사항들을 알려주었다. 커미션적인 부분부터 시작해서 구체적인 연봉까지. 
 
추가적으로 그들은 나의 프랑스어 레슨을 어느정도 지원해주겠다고 까지 했다. (이 부분은 사실 놀랐다) 안타까운 것은 나의 직책인데, 내가 지원한 시니어 어드바이저가 아닌 일반 어드바이저 포지션이라고 했다. 
 
사실 여러모로 당시 상황이 약간은 애매했다. 단순히 말하자면 당시 1월까지 계약기간을 깔끔히 마치고, 아미가 2월에 플래그 쉽을 마레에 오픈할 때, 나는 곧바로 쏜살같이 옮길 수 있었다.(안녕히 계세요,여러분!)
 
당시 기준에서도 체류증은 낙방이 아니라 이제 곧 심사 준비를 마치었을 때였는데, 
 

문제는 내가 가기 싫어졌다. ㅋㅋㅋㅋㅋ

 
 
그럼 면접 3번은 왜 본거야? 라고 물을 수 도 있겠지만, 이해해주길 바라자면 난 일종의 나의 가능성과 도피처를 알아보고 싶었던 때였다. 솔직히, 제시받은 연봉은 이곳과 큰 차이는 없었다. 분명 내가 원한 커미션도 있었는데 내가 움직이기 망설여졌던 이유는 새로운 곳에서 다시 새로운 프랑스 사람에 적응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나는 당시 일하던 브랜드로부터 내가 일한 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러나 여기는 내가 면접을 보면 볼 수록 불편한 기색이었다. 분명 그들이 새로 시작할 플래그 쉽은 그리고 이 마레지구는 새로운 도전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적어도 마레에서 세일즈를 해본 직원에 기대가 클 게 뻔했다. 게다가, 디자이너와 총괄 디렉터가 상주해 있을 거라고. (^오^ 그냥 날 죽여줘..)
 
난 내게 불리한 새 둥지를 탐내기 싫었다. 이미 매니저와의 적응기를 보낸 나는 지쳤고, 무엇보다 내가 느껴온 그들의 인상은 대체로 "오만했다." 
 
< 머슴살이도 대감집에서 하라 > 는 말이 있지만,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그들은 대감이 아니었다.

 

' 리테일은 이제 접자 '

나는 지금 일하는 이 브랜드가 나의 마지막 리테일 여정이 되길 바랬다. 마땅히 올라오는 채용 공고는 없었고, 얼굴 도장을 찍었던 곳을 제외하면 한국 회사들의 채용공고는 로지스틱스, 부품 회사들, 계약직 행정직 
 
한참을 갈팡질팡 핸드폰 스크롤을 내리고 있을 때마다 주변에서는 '꼭 한국 회사일 필요는 없지 않냐'였다. 너가 업무상 필요한 영어는 바로 익숙해질 수 있는 느릇인데 뭐하러 굳이 한국인들이 있는 회사를 가려고 하냐였다.
 
앞 뒤가 꼭 맞는 말이다.
 
나는 당시 채용 공고를 찾던 중, 꼬리에 꼬리를 물고 대사관 계약직 공고를 거쳐, 어느 조직의 한국 대표 웹사이트를 들어갔다. 마침 한국인 채용이 있기도 해서, 필요한 자기소개서와 지원동기를 작성하던 중이었다. 지원동기... 참으로 쓸 말이 없다. 한숨을 푹 쉬며 바로 GPT를 켰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여기에 내가 한국 대표부 지원이 아니라 명시를 하지 않자, 말그래도 파리 본부에 대한 정보를 처리한 것이다. 그렇게 알게 된 현재 채용 진행 중인 직무들.. 나는 그때 눈이 다시 트였다. (서예GPT 안부럽죠)

그래, 국제기구? 그런데 내가 어떻게..? 상세히 직무를 살펴보다 나는 국제기구인 만큼, 영어가 당연히 공용어인 것이 생각났다. (물론 불어도 잘하면 이득있음) 
 
그렇게 한국 대표부 링크를 따라, 파리 사무국 웹사이트에 들어갔다. 내가 지원할 만한 직무를 다시 찾아보니, 통합 부서 안에 있는 행정직이었다. 무슨 이름이 이래?  단순한 이름에 비하면 해야할 일들이 비교적 많아보였는데, 한국 대표부와는 달리 따로 지원동기서가 필요없어서 (^오^ 했지만, 커버레터는 있었다 ㅠ )  
 

지원완료

그렇게 난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Hiring Team' ? 말인 즉슨, 비디오 콜 초청이었고, 아마 화상 면접인 듯 했다.(날짜와 기한을 명시한 것으로 보아) 난 사실 녹화에 약했다. 전적은 1승 3패라고 하자. 최근을 돌이켜보니 2024년 독일항공사 화상 면접에서 큰 멘탈붕괴를 얻고 PTSD가 와버린 게 기억난다.(마지막 2개 질문이 독일어라서 ㅠㅠ)
 
따라서 이 기회에 나도 희망을 전혀 걸 수가 없었다. (위닝 멘탈리티가 이래서 중요하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내게 필요한 전략을 세우기로 했다. 질문의 요지에 관계없이 절반은 영어, 절반은 불어로 답하기로 했다. 
 

<멘붕 그 잡채>

 
어차피 녹화 면접 특성상, 한 문제당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못해도 30초, 자동 녹화가 아닌, 수동 녹화가 있다면 그건 정말 때땡큐다. (독일항공사는 자동 녹화..시간 지체시 끝장남.) 나는 그렇게 상반신에만 정장을 입은 채 (다 그런거 아니야? 나만 그래?) 접속하자, 이것저것 쏟아져 나온다.  
 
간결히 튜토리얼을 마치고, 이제 본 질문으로 갔다. 너무나 너무나 감사하게도 수동 녹화 시스템이었다.
 
초반에는 사실 불어로는 버벅거릴 질문이었기에, 영어로 답변을 했고, 마지막쯤 불어로 답한 것으로 기억한다. 어려운 단어나 내가 기억 안났던 단어들은 고급표현을 쓰려다 망하지 않기 위해, 쉬운 말로 간결히 끝냈다. 

 
 
그렇게 2주가 지나고, 나는 다시 한번 메일을 받게 되었다.
 

 "Invitation to the next round"

 
 
문구를 보자마자, 물음표가 떴다 (뭐야?) 첨부된 링크도 있어서 곧 인사과에서 주최하는 줌미팅인 걸 알 수 있었다.
 
 
아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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