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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직장 썰

파리 첫 직장 이야기 - 프랑스인 매니저 (2)

by 서마르코 2025. 5. 20.
 Bonjour! Je suis ravi de pouvoir t'accueillir parmi nous 

 

마침내 그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런 저런 계약 이야기가 오갔고, 당시로서는 내게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중간중간 카페에서 알바를 하면서 계속 불어를 배우기엔 생활비는 부족한 상황이었고, 한국어 튜터링 역시 내가 공부를 시작한 이후, 학생이 꽤 줄어들었다. 

 

결정적으로, 내가 프랑스로 온 것은 이런 기회를 찾아 나선 것이었으니까.

 

첫 근무날짜를 보아하니 토요일이다. '아오 좀더 일찍 말해주지'. 스토어를 적응할 틈도 없이 주말에 정신없이 누비고 다녀야하다니..... 다시 세일즈맨으로 돌아간 나의 커리어가 안타까웠지만, 단기속성으로 체험한 파리에서 이 정도 기회에 만족하기로 했다. 매장에 다시 들어서며 그와 인사를 나누었다.

 

"Je suis content de vous revoir ! (다시 만나게 되서 기쁘네요)" 

 

"Moi aussi ! (나도 그래)"

 

형식적인? 인사였지만, 난 진지했다. 여기서 내가 성과가 있어야 한다고. 다른 팀원이 이미 도착해있었고, 그렇게 나까지 4명이 근무를 시작했다. 그가 이제 아침마다 일장 연설을 하실 브리핑은 당연히 불어. 사알짝 내게 영어로도 말해줄 법한데.. 야속했지만, 내가 이해하지 못한 말은 친절하게도 팀원들이 내게 영어로 말해줬다.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는 <첫 출근 기념, 첫 셀카>

 

 

토요일은 역시 토요일이었다. 마레 지구는 금방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고, 어느샌가 파리지앵을 구별하기도 힘들만치 관광객 현지인으로 붐볐다. 대부분 우리 브랜드는 당연히?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고, 나는 간결히 설명하며 최대한 그들의 반응을 살폈다. 

 

그들의 호응과 관심에 힘 입어서 나도 분주해졌다. 이따끔씩 나와 아이컨택을 하는 매니저는 윙크를 날렸다. (왜 이러는 거야....) 내게 많은 말을 하지 않은 매니저가 눈치 보였지만, 바쁘게 움직였고 간만에 대화가 쏟아지는 시장통?안에서 실로 오랜만에 피로감을 느꼈다.

 

퇴근시간이 되자 매니저는 나름 첫 주말 성과가 나쁘지만은 않았는지, 5분 일찍 문을 닫았다. 내게 말을 건낼 줄 알았지만, 간결히 멘트를 마치고는 자리에 앉았다. 

 

"어땠어? 오늘 너 몇 개 팔았어?" 

 

 '그럼 그렇지.'  태연히 나는 오늘 동료들 덕분에 적응이 된 것 같다고, 바지 2벌도 팔았다고 이야기했다. 고개를 끄덕이나 별다른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그의 얼굴이 쎄했지만, 그 역시 피곤했으리라. 애써 부정적인 생각은 하지 않고, 나의 적응을 더 우선시 여겼다. 

며칠 내로 나는 곧 잘 적응을 마치었다. 우리가 어떤 회사이고, 어떤 제품인지 인지도를 알려주는 게 나의 역할이었다. 파리지앵들과 패션에 대해 왈가왈부할 것까진 없었다. 중요한 건 브랜드를 내가 소개한다는 것과 제품을 입히는 것. 단순했다.  

 

이전 직장과는 다르게, 난 힘을 빼고 일을 하기로 했다. 주먹구구로 효율성없이 일하던 때와 다르게 난 고객과 굳이 많은 대화를 하진 않았다. 응대를 마치고 다가갈 준비가 하고 있되, 그들이 날 필요로 할 때 그건 보너스였다. 

 

그러다 일이 한번 터졌다. 

 

짖궂은 발걸음으로 매장 안을 빠른 걸음으로 단숨에 걷고 나가버린 중국인 고객이 있었다. 당황했지만, 당연히 난 그녀를 주시했다. 내가 다가갈 겨를도 없이 3초 만에 그녀는 이미 나가버렸다. 

 

"고객 안 봐? 왜 가만히 내버려 두는 거야? 고객을 산책하게 하면 안되지.
넌 여기서 항상 그들을 웰컴해야 한다니까?

 

 

어이가 없었다. 이제까지  잘만 팔 때는 아무 말도 안 했으면서. 그동안 내 빈틈을 뒤져가며 날 살핀걸까. 매니저는 일장연설을 3분 간 늘어놓았다. 참나 여긴 운동장이 아니라니까. 웰컴이라는 것도 사람 봐가면서 해야지. 속으로 곱씹으며 토를 달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그 뒤로 매니저는 나의 모든 행동에 토를 달기 시작했다. (와우 이게 바로 프렌치 투덜이라는 건가) 악의적이진 않았으니, 분명 내가 고치고 바꿔야할 점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분명 그만의 룰이 있었다. 존중하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이해하기 어려웠던 점이 한 가지 있었다. 그것은 그에게서 내가 배울 점이 무엇인가.. 라는 것이었다.

 

 

왜 내게 아무런 가르침을 주지 않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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